본문 바로가기
Reading

소설 '파친코(Pachinko)' - 책 제목을 왜 '파친코'라고 지었을까?

by 알깬새 2023. 6. 24.

얼마 전에 Apple TV+ 오리지널 시리즈에 재미교포 작가인 이민진의 소설 'Pachinko'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올라왔다고 해서 눈길을 끌었는데... 당시에 내게는 별다른 관심거리가 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는 4개월 넘게 사우디아라비아에 있었고, 머리 아픈 일들이 많았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친구가 페이퍼백으로 Pachiko를 선물 받아서 읽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와 관련한 내용을 듣다 보니, 처음엔 흘려 들었다가... 한번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국회전자도서관을 통해 전자책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권으로 출판되었다. 

소설 '파친코(Pachinko)' - 이미지 출처 : 인플루엔셜

 

'파친코'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부터도 왜색이 느껴져서 별로 탐탁지 않았는데, 책을 읽는 내내... 파친코에 대한 내용은 별로 나오지 않는데 {파친코는 나중에 '모자수'가 파친코에 취업을 하게 되고... '노아'가 와세다대학을 그만두고, 가족들을 피해 은둔(?)하면서 역시 파친코 업계에서 일을 하게 된 때에나 나오게 됨}... 계속해서 들었던 의문은 왜 책의 제목을 '파친코'라고 지었을까 하는 점이었다.

이를 짐작하게 하는 내용으로... '파친코'에 대하여 묘사하는 몇 군데 부분이 있는데... 거기에서 말하는 파친코가 가지는 양면성이 재일교포(Zainichi)들의 일본에서의 고단한 삶을 보여주는 단면이기 때문은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파친코를 읽고 나서 관련 자료들을 검색해 보니,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본의 부호 목록에는 2명의 재일교포 사업가들이 이름을 오르 내리고 있는데... 그들의 부의 원천이 파친코였거나, 여전히 파친코이다. 2023년 1분기 Pobes의 Japan's 50 Richest 랭킹에서는 3위에 손정의(그의 아버지가 파친코를 운영했었다고 한다)가 올라있고, 한창우(마루한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파친코를 모태로 하여 볼링장, 영화관, 골프장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순위에서는 제외되었지만 2015년에는 7위에 랭크되었던 적이 있다.

[Japan's 50 Richest 2023]
https://www.forbes.com/lists/japan-billionaires/?sh=6e997d39f987 

[Japan's 50 Richest 2015]
https://www.forbes.com/sites/tatianaserafin/2015/04/01/japan-fifty-richest-billionaires-thrifty-consumers/?sh=58614f961cfd 

그런데, 그들은 하필이면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파친코 사업을 모태로 했을까??

그 이유는 이 책을 통해서 설명되어 진다. 일본은 자국에 뿌리를 내리고 몇 대에 걸쳐서 사는 외국인들을 차별하고 있어서, 조선인으로서 반듯하고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없는 사회적인 제약 때문이었다. 그런 조선인들에게 그나마 돈을 벌 수 있는 통로가 되었던 것이 파친코였고, 일부는 야쿠자였던 것이다.

그런 차별 속에서도 그와 같은 성공(물론 돈이나 재력이 절대적인 평가 기준이 될 수 없지만)을 거두었다는 것이 어찌 되었건 정말 대단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발적으로 일본으로 간 사람들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강제 징용 등으로 억울하게 일본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다수의 조선인들과 그들의 후손에 대해서 까지 차별을 하고 있다는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정말 파렴치한 짓거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나에게는 대단하게 와 닿지는 않았다. 그냥 적당하게 시간 때우기 식으로 읽을 만한 정도....
참고로 후반부에 성(性)적인 부분에 대한 수위가 높아서, 미성년자에게는 읽기에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