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몰고 온 비와 바람을 피해 가며, 제주도를 여행하다 보니 선택지가 좁아졌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폭우와 세찬 바람에 무방비로 노출되지 않으려면, 결국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했고... 이는 휴가철을 맞아 제주도를 찾아온 이방인들에겐 이심전심이었다.
집사람이 실내 전시장이나 박물관 몇 곳을 읊는 가운데, 지오와 고운이가 함께 관심을 보인 곳이 아르떼뮤지엄이었다.
간단하게 설명을 듣자니... 나에게는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았지만, 어차피 이번 여행은 장모님과 아이들을 위해서 온 것이니 만큼... 나를 앞세우거나 나의 주장을 펼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입장하는 곳에 도착했을 즈음에 다시 강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장모님과 집사람, 지오를 먼저 내려 주고는 주차할 곳을 찾아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외부에서 보면 이곳은 마치 버려진 공장 또는 창고같다는 느낌도 들 정도로... 밖을 치장하는데 신경을 거의 쓰지 않은 듯하다.
Flower - Rapeseed
본격적으로 안으로 들어가니 여러 대의 빔프로젝트로 입체적인 느낌을 살리는 영상들이 사방의 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런 건... 독도박물관에서 이미 경험한 바 있지! 그리 색다를 건 없지! 하는 정도로 보고 지나가는데...)
Live Sketchbook - Night Safari
처음으로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Live Sketchbook - Night Safari'에 등장한 코끼리, 사자, 기린이었다. 이 영상들은 벽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말 실감 날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른 영상보다는 사실감이 더 들었다고나 할까??
지오도 그랬던지... 사자 영상이 자신에게 오는 걸 동영상으로 담기로 하자, 즉석에서 연기를 한다.
Garden - Light of Masterpieces
'Garden - Light of Masterpieces'이라는 이름의 커다란 방으로 들어서자... 그곳은 사방의 벽이 온통 명화로 둘러싸여 있었다.
앞선 효과들에서는 나에게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 '컨버전스 아트(Convergence in Art)'라는 형태의 '몰입형 전시'의 매력에 빠져드는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이들 그림들이 확대되면서 조잡하거나 어색할 것이라 생각되었는데, 실제로는 내가 마치 무도회나 파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인상파 화가들인 고호나 고갱의 그림들은... 그 그림 자체의 밝은 기운이 넓은 공간을 가득 채우면서 나조차도 덩달아서 환해지는 것 같았다.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과 같은 작품이 사방을 가득 채울 때에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내가 '별이 빛나는 밤' 속으로 스며들 기회가 얼마나 되겠는가?
그밖에 볼거리 등...
아르떼 뮤지엄 제주에서 가장 길게 줄이 늘어선 곳이 바로 위의 사진에 있는... 옥토끼 앞인데... 이곳이 왜 그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폭포를 구현한 곳도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곳 중에 하나다.
커다란 고래가 벽면을 가득 채우는 Whale도 시원한 느낌을 주었고, 얼마 전에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재미가 있었다.
찾아가는 방법 및 관람 시간
□ 아르떼 뮤지엄 제주 주소 : 제주시 애월읍 어림비로 478
□ 관람시간 : 매일 오전 10시 ~ 오후 8시 (입장 마감 : 오후 7시)
□ 홈페이지 : https://artemuseum.com/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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