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때나 직장을 옮기는 중간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는 국내여행보다는 해외로 배낭여행을 다니곤 했다. 아무래도 국내여행이 시간적인 제약을 덜 받으니까... 그래서 제주도의 경우로 서른이 넘어서부터 가게 되었는데, 벌써 네댓 번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이번에는 2022년 7월 29일에 출발을 했는데... 하필이면 제5호 태풍인 '송다'가 북상하면서 제주도는 7월 30일부터 태풍의 영향을 받아 많은 비가... 자주 내렸다 멈추었다는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야외보다는 비가 와도 구경을 하거나 활동을 할 수 있는 실내를 찾게 되었고, 우리 가족 모두에게 친숙한 화가 이중섭의 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마침 식사를 해야 할 때가 되어서, 우리는 이중섭 박물관이 있는 서귀포시 정방동 근처에서 먼저 밥을 먹고... 박물관으로 가기로 했다.
내가 운전을 하는 동안... 집사람과 지오, 고운이가 부지런히 맛집 검색을 하다가, 집사람이 선택한 곳이 바로 오늘 이야기할 '기억나는 집'이었다.
가게 건물 옆쪽으로 난 작은 골목길을 지나면 건물 뒤편에 전용주차장이 있는데... 그 골목길의 시멘트 바닥에는 마르기 전에 닭이 뛰어다닌 발자취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주차장 근처에는 아직 닭은 키우는 것 같았다.
우리는 해물탕을 주문했는데... 그릇에 한가득 살아 움직이는 전복이 담겨 왔다. 숫자에 압도되어서 인지, 낙지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드디어 먹을 수 있게 적당하게 끓여져서, 하나둘씩 먹기 시작했는데... 해물들이 싱싱해서 그런 지 평소 집에서 먹는 것보다 맛이 좋았다.
원래는 공깃밥과 함께 해물탕을 먹고 나서, 칼국수를 추가해서 마무리하는 그림이었는데.... 해물탕에 담긴 전복들과 낙지, 새우 등 해물들을 공략하다 보니 어느새 배가 불러왔다.
이럴 수가... 이건 우리가 애초에 그린 그림이 아닌데...
하지만, 억지로 먹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으니... 우리는 잠시 비가 그친 사이에 얼른 박물관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방안을 살펴보다 벽에 걸린 글에 눈이 갔다. 전적으로 공감하는 내용은 아니지만... 이제 나도 어느새 한 번쯤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볼 나이가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가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온 제주도... 다음엔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모르지만, 그때는 지금 보다 몇 살은 더 나이를 먹게 되겠지... 그때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가격표라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니, 정보로서의 가치를 얼마나 유지할지는 모르지만... 참고로 함께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이 포스트를 정리하기 위해서 지도를 검색하다 보니... 이 식당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우리가 갔을 때는 손님도 적었고, 도움을 주셨던 분도 친절하셔서 좋은 인상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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