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식당은 손님들의 평점도 높지 않고, 그저 지나가다가 한 끼 해결한 경우에다 특별한 무언가도 없어서 따로 정리할 생각이 없었던 곳이다.

 

그런데, 지난 달(2018년 3월초)에 EBS에서 하는 세계테마기행에서 '인도차이나반도 미식기행'이라는 주제로 4부작을 방송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 2부 '길 위의 만찬, 태국'편에서 18:11초 경에 카오산로드의 밤거리가 나오는 장면이 있었다.

 

그 때... '고운아! 저기 우리가 밥 먹었던 곳 같은데...' 라고 말을 꺼낸 것이 발단이 되었다.

 

나의 기억력을 증명하고자 하는 괜한 무언가가 내 속에서 일어났다. '그래... 그럼 검색 찬스'

그렇게 화면 속의 한 장면을 찾아, google map과 검색을 결합한 식당 찾기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몇 가지 단서를 바탕으로 그곳이 My Darling이라는 음식점이었음을 밝혀냈다.(장하다.. ㅜ.ㅜ)

가장 결정적인 단서는 바로... 우리가 앉았던 의자!  그리고 식당 안의 인테리어 조각상들... 끝으로 방송에 나온 네온사인...

 

 

그것을 계기로 그 날 있었던 일을 다시금 끄집어 내어 추억하게 되었다. 그리고 예상하지 않았던 웃음도...

 

2018/04/02 - [해외여행,출장/태국] - 태국, 방콕 - Wat Benchamabopit(왓 벤차마보핏) - Marble Temple

 

위에 정리했던 글처럼... 우리는 당초 일정과 달리 아침식사를 못하고서 왓 벤차마보핏을 먼저 둘러 보았다.

 

그러다 보니, '식사(우리 아이들에게는 자유, 평등, 박애와 거의 동등한 가치를 가짐)'를 보장하라는 강한 저항에 부딪히게 되었고... 나는 재빨리 다음 목적지와 가까운 카오산 로드를 생각해 냈다. 그래, 거기가 답이다!

 

그렇게 해서 나는 굶주림(?)과 더위에 지친 우리 가족을 이끌고 카오산 로드로 향했다. 거기에는 젖과 꿀은 아니라도 먹을 것이 있노라며...

 

 

※ 사진 상단에 보면... 'We're never closed' 라는 문구의 네온사인이 있다. 그 말처럼 이곳은 24시간 영업을 한다.

 

그런데, 막상 카오산로드에 가 보니... 문을 열고 장사를 하는 식당들이 많지 않았다. 이곳은 밤장사가 많기 때문에 저녁 늦게까지 하고, 아침에는 좀 늦게 장사를 시작한다. 우리가 카오산로드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대략 오전 10시 30분경...

 

하지만 그렇다고 태국에서의 첫 식사를 톰얌이 아닌 다른 음식을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이건 순전히 내 바람임)

 

그래서 거리를 이리 저리 다니다가 마침 영업을 하는 곳들 중에 눈에 들어온 것이 여기였다.

(구글링을 하면, 이곳 식당과 관련된 사진 중에 .... 무슨 도깨비상 같은 기이한 조각상이 나오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못 봤던 것 같다. 만약에 그게 있었거나 봤다면... 내 취향과 맞지 않아서, 아마도 나는 다른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아무튼 덕분에 나는 오랫만에 태국에서 똠얌꿍을 먹게 되었다.

 

양으로 승부하는 곳인지, 이건 국이 아니라 찌개 수준으로 나왔다. 맛이 인상적일 정도로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본토에서의 똠얌 아닌가... 나름, 여행의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래! 이 맛이...

 

집사람과 아이들은 허기를 달랜 것에 의미를 둘 뿐... 전혀 감동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래, 첨부터 좋은 곳 위주로 시작하면... 기대치가 높아져서... 하는 스스로의 위안을 하며... 비난이 쏟아지지 않음에 안도했다.)

 

 

이 글을 정리하다가, 위의 사진을 보고 크게 웃었다.

 

지오와 고운이는 나이에 비해 먹성이 좋은 편이다(어릴 적 나를 안 닮은 것에 정말 감사함).

그래서 외식을 하거나 하면... 어릴 적부터 기본적으로 4인분으로 시작을 했다.

 

업소에서는 어른 둘에 어린이 둘이 왔는데... 왜 그렇게 많이 주문하는 지... 처음엔 좀 의아해 하는데...

조금 지나서 우리 아이들이 먹는 걸 보고 나면, 바로 수긍을 하는 모양새다. Seeing is believing!  참 적절한 표현이다.

 

저 사진을 보고 웃은 것도 그 이유다.

 

주문한 음식 중에 하나는 지금 나왔는데... 누군가의 접시는 벌써 제법 한 끼 식사를 한 듯한 장면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 봐도... 우리 가족의 첫 해외여행으로 참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든다.

 

 

참, 왓포와 왓아룬을 들리신다면, INN A DAY도 괜찮은 선택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