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사진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혹시 여행 이야기에 사진이 없는 경우, 어지럼증이나 발작 증세를 일으키시는 분이 있다면, 얼른 다른 사진이 있는 글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이 글은 1998년 3월 1일부터 4월 2일사이에 다녀온 태국 배낭여행 이야기의 일부이며, 그 때는 세상에 대한 회의(?)가 많았던 시기라서... 카메라를 아예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2018/03/21 - [해외여행/여행일정,여행준비] - 태국 배낭 여행 일정 요약(1998.3.1~ 4.2)

 

왕궁과 함께 위치한 왕실사원 왓프라케오는 화려함과 그 규모면에 있어서 단연 태국에서 으뜸인 사원이다.

물론 입장료도..  (요즘은 500Baht라고 한다. 1998년에는 125Baht도 비싸다 생각했는데.)

 

이곳의 면적은 218,400 평방미터, 그리고 1783년에 세워진 성벽들은  총 1900미터가 된다고 한다.

 

야유티아가 몰락한 후, 샴(Siam)왕조는 돈부리(Dhonburi)- 차오프라야 강에서 보면 왓 아룬(WAT ARUN)이 위치한 방면의 지역 - 에서 살았는데, 라마 1세가 왕위를 계승하면서 곧바로 이곳으로 행정의 중심을 옮기고 자신의 거처 겸 집무실로 왕궁을 세운 것이다.

 

왓 프라케오는 사원이라고는 하지만 승려는 살지 않고, 다만 왕실의 개인 사원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약 4미터 정도 높이의 성벽으로 둘러쌓인 이 곳은, 입구에서 100m 정도 들어가야 매표소가 있다. 이곳에서 사는 표는 비만멕 박물관 입장권도 포함되어 있으니 시간을 내어 가보는 것도 좋다. (그럴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함)

 


입구를 들어서면 '에메럴드 불상'이 모셔진 본당의 뒤쪽에 닿게 된다.

 

각양각색의 유리와 거울조각, 타일들.. 그리고 금박을 입혀 장식된 사원의  건축물들은 화려하다 못해 조금은 경박스러운 느낌까지 준다.

 

이곳에는 많은 벽화와 석상(?)들이 종류도 다양하게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태국 전통의 무사 복장을 한 듯한 4-5m 크기의 입상 2개가 어쩌면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마냥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사찰을 지키는 사천왕의 모습 같기도 하다.

 

이 2개의 입상 앞쪽에는 첫눈에 "관우운장, 니가 여기 왠일 ??" 이라는 물음이 절로 나오게 하는 1.5m정도 크기의 입상을 볼 수 있다.

이 입상은 17(?)세기 중국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한다.

 

아직도 곳곳에 수리가 진행되고 있는 이 곳은... 과거엔 상당히 많이 훼손이 되었었던 것을, 복원해 놓은 것임을 마지막 코스에 있는 '왓프라케오 박물관'을 보면 알 수 있다.

 

왕이 기도를 하던 곳이라는 건물 앞에는 태국 불탑의 주요 양식을 잘 표현해 주는 3개의 탑이 있다.

 

황금 색으로 칠해진 종 모양의 탑은 '체디(CHEDI)'라는 양식으로 인도의 '스투파(STUPA)'에서 기원한다고 한다.

 

2017/10/15 - [해외여행/태국] - 태국 : 친구와 함께 한 부부 동반 신혼여행 이야기 1편 (Year 2002)


그 다음에 있는 뾰쪽탑은 '몬도프(MONDHOB)'라고 하는데 순수한 태국식, 앙코르 와트의 건축물 처럼 보이는 세번째 탑은 '프랑(FRAN)'이라고 하며 크메르 양식의 바라문교 건축이 그 원형이라고 한다.


에메럴드 불상이 모셔진 사원의 안으로 들어가면 푸른 옥을 깍아 만든, 생각보다 작은 불상이 금사의 가사를 두르고 저만치 위쪽에 자리한 걸 볼 수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어 볼 것 없다'라는 비유가 여기에 적당한 건 아니지만, 여기 있는 에메럴드 불상의 크기도 브뤼셀에 있는 '오줌누는 아이'의 조각상 만큼이나 생각외로 작다.

 

 

불상은 크기가 66*48.3cm이고, 전체가 하나의 옥으로 되어 있는데..
태국의 벽화에 나오는 힌두 신들에서 기인한 'Busabok' 이라는 전통적인 전차를 표현하는, 금으로 디자인된 제단 위에 앉아있다.


이 본당의 내부도 현재 수리 중인데 천정과 사방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벽화들도 만만치 않다.

 

이 벽화에는 부처의 일생 -탄생, 유년시절, 청년시절, 득도 -과 중세의 우주관이 묘사되어 있다고 한다.

 

사원의 앞쪽에도 기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태국에서 쉽게 눈에 띄이는 이색적인 모습이 무언고 하니, 불상 같은 곳에 금박이나 동전 같은 걸 덕지덕지 붙인다는 거다.

 

그걸 어떻게 붙이냐면...

 

이건 치앙마이에서 '왓 도이스텝'에 갔을 때 가이드가 하는 설명을 귀동냥한 거다... 

 

그럼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모자이크 처리.. 음성변조..)

 

" 여기 있는 부조에 새겨진 것은 돼지를 의미하고, 이건 코끼리... 중략...
  그러니까 말이죠... 불교도들은 윤회를 믿는 거죠... 그래서 만약
  자신이 이생에서 덕을 쌓지 않으면 이처럼 동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 중략...
  여기에 동전이나 금박을 붙임으로써.... 중략....
  붙이는 방법은 생강즙을 바른 다음 붙이는 겁니다. "

 

※ 원래 사진이 없던 게시물인데, 2014년에 가족 여행을 갔을 때 방콕 왓포(Wat Pho)에서 찍은 사진 중에 불상에 금박을 붙인 것이 있어서 이해를 돕고자 우정출연을 시키는 바이다. ^^*

 


에메럴드 사원을 둘러보고 나오면 길 좌측으로 서 있는 건물들이 있다.

 


이 건물들은 각기 하나의 박물관 같아 보인다.

 

역대 왕들의 대관식에 사용되었다는 'DUSIT HALL', 우리나라 자개장을 보는 듯한 가구들이 비치된 궁전, 옛날에 쓰였던 크고 작은 칼들과 삼지창, 갈고리, 구식 권총, 소총, 장총... 크고 작은 대포 등이 전시된 무기관 등등...

 

자잘한 볼거리들이 나오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아직은 이곳 날씨에 적응하지 못한 터라 한 바퀴 돌고 나니 약간 피곤해졌다.
그렇다고 볼거리를 그냥 두고 갈 수는 없는 일...

 

왓프라케오 박물관 앞에 있는 나무그늘 벤치에 앉아 배낭을 벗고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한가로이 앉아서 끄적끄적 수첩에 뭔가를 적다가, 멀그머니 하늘도 보다가 하는 나를 보던 한 경비원이 내 배낭을 집어 들고 도망가는 시늉을 한다.

내가 그냥 피식 웃음을 보이자... 그도 따라 웃는다.

 

가끔이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세상을 너무 힘들게 살아 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서양의 노부부들이 박물관을 들어가기 전에 박물관 주위를 둘러싸고 늘어서 있는 대포를 둘러 본다.

영국에서 온 사람들인지... 남자는 그 중 한 대포를 가르키면서 영국에서 만든 것이라며 아내에 자랑스러운 듯 말을 건낸다.

 

' 하찮은 일본도도 있는데... 왜 우리나라 껀 하나도 없는 거냐...??
쇄국정책만 아니었어도... 하기야 그게 중요한 것도 아닌데...     '

 

박물관은 1층과 2층으로 구분되는데 2층엔 불상이나 도자기, 유리제품 등이 전시되어져 있고.. 1층에는 그 동안의 복원 작업을 설명하는 사진과 샘플들이 놓여져 있다. 이걸 보고 있노라면 이곳은 옛날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새로 만들어진 것들로 되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입장권에 함께 포함된 비만멕 박물관을 간 건, 왕궁을 보고 나서 20여일이 지난 3월 29일이었다.

 

타마삿 대학 건너편 정류장에서 70번 버스를 타고 무작정 비만멕 박물관을 찾아 길을 나섰다.

 

비만멕은 20세기가 시작되던 1900년대초, 국왕으로서 태국 근대화의 기반을 쌓았던 '라마 5세(출라롱콘 왕 : King Chulalongkorn)'의 추억이 서린 곳으로 세계 최대의 티크(Teakwood) 건축물이다.

 

그가 제위에 있던 6년간, 그는 지방 행정을 개혁하고, 교육의 진흥과, 철도 건설 등의 많은 업적을 이룸으로써, 태국 근대사에 있어서 낡고 보수적인 것에서 새롭고 진보적인 것으로의 전이가 있었던 가장 중요한 시기를 통치했던 명군으로 추앙받고 있기도 하다(영화 '왕과 나'에서 나온 태자).

 

2018/04/02 - [해외여행/태국] - 태국, 방콕 - Wat Benchamabopit(왓 벤차마보핏) - Marble Temple

 

마침 적십자에서 주최하는 바자회가 열리고 있어서, 버스는 라마 5세의 기마상이 있는 구 국회의사당 앞쪽 광장 입구에서 멈췄다. 10바트를 주고 바자회 입장권을 사서 광장으로 들어갔다. 상당히 큰 규모의 이 바자회는 많은 사업체들과 봉사단체가 참여하고 있었다.

 

특히나 군인들이 사격장같은 매장을 운영하는 모습은 이채로왔다. RCY 단원들에게 길을 물어서 '두싯 동물원(DUSIT ZOO)'을 지나 비만멕을 찾는데 성공... 두싯 동물원은 유원지 같은 곳이다. 코끼리도 있고, 놀이 기구도 있고, 호수에서 배도 탈 수 있고...

 
비만멕 박물관에 도착하니 우측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공연의 끝무렵이라... ㅜ.ㅜ

 

비만멕의 내부를 견학하려면 먼저 1층에 있는 신발과 사물 보관함에 가서 신을 벗고 가방을 맡겨야 한다. 그런 다음 계단을 따라 위층에 올라오면 영어 가이드를 따라서 7-8명 정도씩 코스를 돌며 안내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거다.

 

이곳은 예전에 왕들이 살았던 곳이라 그들의 생활 용품이나 사용한 악기들, 가구들이 그대로 놓여져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예전에 외국의 사절들로 부터 선물 받은 물건들까지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요즘도 왕실의 행사가 있을 때면 연회장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 안내원의 설명이다.

 

안내원은 벽에 걸린 사진들을 보며 왕실의 사람들을 소개하기도 하고, 각각의 물건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질문에도 자세히 응해 준다. (물론, 나처럼 착하게 열심히 따라 다니며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질문도 잘하는 관광객에겐 더 친절하게 가르켜 줌.. ^^ )

 

요즘은 중국이나 일본의 단체 관광객들도 많이들 방문하는데, 그들은 따로 가이드가 있어서 단체로 인솔하기 때문에 주위를 어수선하고 혼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 안내원이 그들에게 좋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설명에 의하면 이곳은 300여개의 창문과 100여개의 문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 그리고 지금도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코스를 따라 어떤 방에 들어섰더니... 어디선가 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느껴져 이상하게 여기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니까 안내원이 나보러, 에어컨이라며 웃으며 그쪽을 가르켰다. (역시... 예외는 있구나... ^^)

 

이곳도 2차세계대전 중에 폭격을 받아서 2층 일부가 훼손되어 현재도 사용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알게 된 또 다른 사실 하나는 일본 기모노에 관한 건데.. 왜 이런 설명이 나왔냐면 왕실 여자 중에 일본에 갔던 사람이 입던 기모노가 있었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  기모노 중에서 소매가 길게 늘어진 건 처녀가 입는 것이란다. 그리고 짧은 건, 물론 그 반대이고....

 

나오는 길에 또 한가지 질문을 했다.

 

'Reclining Buddha'의 누워있는 방향은 왜 항상 오른쪽일까요 ?? 하지만 그 해답은 태국에 있는 동안에 만났던 현지 사람들에게서는 들을 수 없었다.

 

[덧말] 와불상(Reclining Buddha)의 누워 있는 방향이 항상 오른쪽인 이유는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부처님이 열반에 드실 때 바로 그와 같은 자세였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