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알리기 - '까치산' 편

admin 2018.09.01 19:49 조회 수 : 1

내가 사는 동네가 조성된 것은 지금으로 부터 16 ~ 17 년 전의 일이다.

 

그 이전에 이곳은 약간의 논과 까치산이라는 조그마한 동산이 있었고, 그 산을 끼고 화교인 중국인이 사는 집과 밭이 있었다.

 

어릴 적 나는 동네 형들과 이곳에 자주 와서 놀곤 했다.

 

까치산의 나무들은 주로 소나무였고 크기도 제법 컸다. 지금도 그때 송진을 가지고 놀던 생각이 난다. 형들은 이 송진을 가지고 껌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곤 했는데, 나는 한번도 송진으로 만든 껌을 씹어보지 못했다. 간혹 아카시아 나무들이 있었는데, 소나무보다는 훨씬 큰 것이었다.

 

가끔은 친구들과 함께 개구리 낚시(?)를 하러 이곳을 오기도 했는데 왜 개구리 낚시냐하면... 개구리 풀이던가..? 하는 풀이 있는데 그것은 논바닥의 있는 피와 비슷한 것으로 그 열매인지 씨앗인지 하는 부분의 끝만 남기어 마치 낚시대와 미끼처럼 만들어서 개구리의 눈 앞에서 살짝 ~ 살짝 흔드는 것이다. 그러면 개구리가 낼름 그 풀을 문다.... 이때 낚시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잡아채는 기술이 요구된다. 잡아채는 타이밍을 놓치면 개구리가 밥만 먹고 도망가거나, 아니면 물었던 밥을 쮿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성급하게 하거나, 힘을 많이 가해서는 안 된다. 개구리를 잡았다는 기쁨에 흥분을 해서 저도 모르게 힘껏 낚시대(?)를 잡아 다니면, 그만 그 힘으로 개구리가 하늘을 날아서는 반대쪽 바닥에서 사지를 쫘~~악 펼 친 체... 쭈~~욱.. 뻗어 버린다.

 

우리 친구들은 개구리를 식용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개구리 멀리뛰기 라든가 수영대회를 열기 위해서 잡은 것이므로, 그 지경이 된 개구리는 아무리 큰 것이라도 소용이 없어지고 만다. 혀를 길게 내 빼고, 뻗은 개구리는 그 이전까지 아무리 팔팔해 보여도 회복 될 가능성이 많지 않다. 에고공~~ 말을 하다보니 이야기가 개구리 낚시쪽으로 오고 말았네..

 

이렇게 우리의 놀이터로 그 역할을 충실이 하던 까치산....

 

그런데 어느날 드디어 까치산의 운명이 다 하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거의 17여년전의 일이다. 하루는 집채 만한 기계 하나가 엄청난 소리를 내며 이곳에 나타났다. 형들은 그걸 불도저라고 했다. 불도저라는 이름의 이 괴물은 그 날부터 산의 북쪽에서 부터 조금씩 산을 파들어 오기 시작했다. 어린 우리들과 동네 형들은 아무도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다만 우리의 보금자리가 바뀌어 가고 있다는 사실만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조금씩 조금씩, 불도저에 의해서 파헤쳐 지던 까치산은 며칠이 가지 않아 마침내 두 개의 모습으로 절단나 버렸다. 미쳐 40여 미터도 되어 보이지 않았던 동산이 이제는 산의 모습도 잃어 버리게 된 것이다.

 

그렇게 산을 자른 도로가 바로 지금의 우리 집 옆을 지나는 소방도로이고, 그 산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것은 주택들이었다. 택지 조성을 위한 작업이 었던 것이다.

 

그러나, 까치산이 그렇게 금새 생명을 다 한것은 아니었다.

 

산을 가르는 작업이 끝난 후에 한참이나 작업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나는 속으로, 이왕 이럴 바엔 차라리 나중에 하지 않았나 하는 원망을 하곤 했다... 산의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 않고, 내가 지켜주지 못한 것 같은 죄스러움도 들었기 때문에....

 

하지만 두 동강이 나버린 덕분에 생긴 가파른 비탈은 우리의 모험심을 자극 하기에 충분한 것이 되었고, 우리는 곧 새로운 놀이에 정신이 팔렸다. 아무런 장비없이 그저 맨손으로 우리는 매일 매일, 이 절벽(?)을 기어오르 내렸다. 건너편에 위치한, 현재는 신동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돌산의 비탈에 비하면 이곳은 흙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더라 도 크게 다칠 염려는 별로 없었고, 아직 나무뿌리들이 조금씩 남아 있어서 그것을 잡고 오르기가 수월하였던 것이다.

 

그 얼마 후, 본격적인 정리작업이 시작되면서 까치산의 모습은 조금씩 조금씩 우리 앞에서 사라져 갔다. 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처럼.......

 

이젠 어딜 보아도 이전의 까치산의 모습은 없다. 다만...

그 산이 있던 터에 주택들 뿐 만 아니라, 어린이 놀이터 한 개와 유치원 한 개, 그리고 초등학교 한 개가 남아서 옛날, 이 땅이 했던 역할의 일부를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