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TV)에서...

admin 2018.09.01 19:44 조회 수 : 0

아침에 조간신문을 보다가 이상한 기사를 보게 되었다. 어제가 대통령선거 일인 관계로 오랜만에 IMF 나 금융위기에 관한 기사가 적었던 반면에 온통 어제의 선거와 관련된 내용들로 가득했다. 그 속에서 특히 내 눈살을 찌프 리게 했던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스님 한 분이 투표함에 용지를 넣는 장면의 사진과 함께 밑에 중간 글씨로 '스님은 누구를 찍었을까?'.. 이런 식의 제목이 적혀 있고 그 밑에 자그만 글씨로 "스님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라는 식의 짧은 내용을 담고 있는 기사였다.

 

처음 웃겼던 건.. 스님이 투표를 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 그는 성직자요, 속세의 번뇌로부터의 해탈을 최고의 선으로 삼고 수행하는 사람이다. 보통 일반 사람들처럼... 자신의 지갑 속의 현금과 카드를 걱정하고, 주가 폭락 을 걱정하고, 아파트 분양을 신경 쓰는...그런 고민과 생활 속에서 살아가 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그는 무엇을 바라고 생각하며 정치문제에 끼어 들었던 것일까..? 호국 불교니... '로메로'에서 보이는 라틴 카톨릭 의 사회 참여 같은 경우에서 처럼 종교인이, 구체적으로는 성직자가 사회 의 일반에 관심을 가지고, 교인들 내지는 교화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삶 의 한 가운데로 뛰어 드는 것... 신(神)이 외면한 듯 한 곳에서 인간이 신 의 뜻을 세워 보려는 노력을 무시하거나 경시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상식의 범위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아니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그들 중 누가 그의 신앙에 부합하는 인물이었을 까..? 절대 진리를 추구하는 종교에서 타협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얼마전... 세기의 죽음이라고 일컬어 지는 두 여자의 죽음이 있었다.

한 명은 살아 있는 성녀라 불리던 테레사수녀였고, 다른 한 명은 다이애나 라는 예전에 영국 황태자의 아내였던 이혼녀였다. 둘은 거의 엇 비슷한 시 기에 죽음을 맞이했고 세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인간적인 아니 인간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대단했던.. 모범적인 삶을 살았던 테레사수녀 의 죽음은 곧 세인들의 관심 속에서 지워져 갔지만, 영국 왕실의 가족이었 고 그 자리로 인해 많은 봉사에 관련 되었던... 물론, 그런 자리에 있으면 서도 그렇게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돋보였는지는 모르지만...이혼녀이자 바람둥이(?)였던 다이애나는 전세계인들의 지나친 애도와 추앙속에서 아직 도 생생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자본주의의 상업성으로 인하여 그녀의 죽음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 듯한 착각마져 일으키게 한다. 무엇이 위대하고... 무엇이 바른 삶인가...? 어떻게 살아야 의미있고 가치 있는 삶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걸까...?

 

○○이가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 중에 '이소라의 프로포즈'라는 음악프로 가 있다. 소극장 분위기에 라이브 무대가 펼쳐지는... 물론 연출에 불과한 쇼일지라도... 거기에 중간부분을 넘어서면 나오는 상품 소개 코너가 있었 다. " 남자친구 전화번호 기억하라고 XXX에서 전자수첩을... 여자친구에게 전화하라고 XXX에서 휴대폰을 드립니다. " 어눌한 말투의 사람이 소개하는 그 모습이 다른 프로보다 정겨워 보이는 점은 좋았는데, 항상 그 맨트부분 이 맘에 걸렸다. 도대체 그녀는 남자친구가 몇 명이나 되길래 남자친구 전화번호를 기억하기 위해 전자수첩 씩이나 필요한 걸까...? 다른 방송도 아 닌 '프로포즈'라는 제목을 가지고 사랑이야기를 하는 프로에서 말이다. ( 이런 내 생각을 결국 그 프로그램의 게시판에 글로 올렸는데...그 후 맨트가 바뀌었다. 그런 지적 때문이었는지... 아님, 시청자들이 식상해 할까 봐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언제인가 '가족 음악회' 던가..? ..하는 프로그램에서 청소년을 위한 음악 행사를 마련한 적이 있었다. 가곡을 청소년들의 좋아하는 가수나 그룹들이 나와서 부르는 시간이었는데... 영턱스 클럽도 초대 가수로 등장했다. 10대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서 영턱스가 부른 노래는... 바로 '타인'. 팬들의 박수와 아우성을 향해 노래를 맡은 가수는 손을 흔들고는, 시종 흐 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 노래를 불렀다. 애절한 가사의 내용도.. 그 상황에 대한 가슴 아픈 느낌도 그에게는 없었다. 멍`~함... 차라리 충격이었다.

 

혹시나, 그걸 보고 자란 세대가... 어쩌면 나 자신까지도... 사랑이라든가, 이별이라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가지게 될른지... 혹시나, 잠재 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닐런지... 그래서 웃으며 아무 일 없듯이 그렇 게 만나고 이별하게 되어 버리는 건 아닌지...

 

너무 부정적인 시각으로 매체를 통한 '세상 보기'를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도구에 휩쓸려 표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바다에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최소한 표류가 아닌 항해를 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목적지를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