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갈무리 Ⅱ

admin 2018.09.01 18:45 조회 수 : 4

가끔은 바람처럼.. 강물처럼.. 96/07/26 01:07

 

가끔은 바람처럼, 강물처럼.. 흐르고 싶다..

바람이나, 강물이 생각하고 불고, 고민하고 흐를까..?

 

아마 그렇진 않을 것 같다.. 그저 내 맡기는 거...

흐름 속에 자신을 싣는 거 아닐까..?

 

오늘 집으로 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참 바보 같고, 한편으로는 너무 냉정하다는..

 

1년 후에, 5년 후에, 10년 후에는 지금에 이런 생각이 어떻게 봐뀔른지..?

그래서 삶은 어렵고, 한편으로는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보면 다르게 보이니 말이다..

그래도 미련이나 아쉬움, 후회 같은 건 적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최소한 크게 억울해 할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다시 아침이 오려나.... 어릴 적 기억이 난다.

 

분명히 내일 아침이 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난 의심하고, 불안해 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었다. 생에 대한 애착 때문도 아닌데..

 

한번 쯤 스스로의 의사결정권을 포기하는 것은 자유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잠시 떠나는 휴가이려니....

 

-----------------------------------------------------------------------------

 

 

난 다만...... 96/07/22 09:19

 

 

집으로 돌아오며 오랜만에 비를 맞았다...

 

머리를 적시는 비가 왜 그리 시원한지.....

89년 늦은 봄이었던가..? 그 날도 난 비를 맞으며 그렇게 주안역에서

집까지 같은 길을 걸어서 왔었다.

 

쏟아 붇는 듯한 비 속에서 나의 몸이.. 가방이.. 젖어 갔고... 난 실성한 녀석처럼

비를 피하지도, 그렇다고 뛰지도 않았다... 괜히 음흉한 웃음만.....

 

가끔은 그런 생각이 난다.

 

'채털리부인의 사랑'이라는 책에서 나오는 한 장면..

주인공 남녀가 비 속을 뛰어 다니며 그러는 거다.....

맨 몸으로 비를 맞으면 옷이 젖어가며 느껴지는 불쾌감.. 그러니까

체온으로 젖은 옷이 미적지근해 져 가면서 생기는.....

그런 것이 없어서 더 즐거울 거 같다는 생각 말이다.

 

세상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가 아끼는 것들이

항상 좋고, 올바르고, 아름답고, 밝을 수는 없을 꺼다.

 

난 다만........

 

 

-----------------------------------------------------------------------------

 

 

좋아.. 96/07/06 11:46

 

문제 하나 낼께요....

 

천국과 지옥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었어요..

그 갈림길 사이에는 작은 오막살이 집 한채가 있었는데요..

거기엔 고기잡는 아버지와 철 모르는 딸이 사는게 아니구..

외모를 봐서는 전혀 구분이 안 되는 쌍동이 형제가 살았죠.

 

그런데 그 둘은 어디가 천국으로 가는 길이고, 어디가 지옥으로 가는

길인지 알고 있거든요...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동생은 항상 진실을 이야기하지만

형은 항상 거짓말만 하거든요..

 

이제 문제입니다.

당신은 지금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쌍동이는 한 사람에게 단한번밖에는 대답을 해 주지 않아요.

당신이 문을 두드리면 형제중 한 명이 나옵니다.

동생이 나올지 형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요..

 

당신은 천국으로 가야만 합니다.. 왜냐..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천국에서 당신을 기다릴테니까요...

그럼 당신이 100% 천국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질문은 한번 밖에 할 수 없어요.... 그 기회를 살리면 당신은 천국으로 갈 수

있는거죠.... 그럼 ...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96/07/07 02:09

 

일주일 전에 우리집 마당에 있는 무궁화 나무에 꽃이 피었다.

꽃이 피었다는 엄마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주의를 못 기울이다가

오늘 '좋이'를 안고서 함께 무궁화를 보았다.

 

무궁화는 정말 생명력이 강한 꽃인 것 같다.

우리집엔 무궁화가 두 그루 있는데, 한번은 이런 적이 있다.

 

마당에 심어져 있는 것이 큰 것이고, 프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는 것이

그 중 작은 것인데...

 

한번은 엄마가 작은 무궁화를 다른 곳으로 옮겨 놓으라고 하셨다.

나는 별거 아니려니 하고, 양 손으로 용기를 잡아 들어 올렸다.

그런데 왠 일인지,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럴 수가..

 

나의 체력이 의심스러운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물건을 들 때, 예상 무게를 머리 속에 계산하여

그 만큼의 힘을 가해서 물건을 든다.

그런데 그 물건이 자신의 기대와는 다르게 더 큰 힘을 요구할 경우에는

근력은 충분하지만 그 순간엔 그것을 들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경우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옆에 화분을 들었다 놓은 상태라 이미 그 만한 크기의 화분이 어느 정도의

힘을 요구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던 거다.

 

잠시 후에 안 사실이지만.....

 

그 작은 무궁화는 물이 빠지는 아래쪽 좁은 구멍을 통해서 자신의 키보다

깊이 보도블록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희태지~~ 문제의 정답을 잘 맞추었어..

역시 희태지는 상품에 눈이 어둡지 않고, 문제를 풀었다는데 즐거워 할 줄

아는 멋 있는 사람이야.. 히 ~~ 돈도 좋고, 권력도 좋지만....

다른 좋은 것도 있으니까.... (여자..??)

 

 

[설명] '좋이'는 제 조카 이름이구요... 제가 지은 거임.. ^^

       위에 낸 문제를 희태지가 풀었어요... 그래서 글 뒤에 그 내용이 첨가된 거임....

       당신도 풀었나요...?? 천국으로 가는 문제가 달린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