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장난감이 너무 많아서
올해 들어 앞으로는 장난감은 사지 않는 것으로
지오와 고운이에게 다짐을 해 두었다.

그러다가, 이번 추석연휴에 친척 분들로부터
지오랑 고운이가 얼마 간에 용돈을 받았다.

나 자랄 적과는 그 돈의 가치와 형편을 비교할 수 없지만.... 아무튼 지오와 고운이에겐 상당히 큰 돈임엔 분명한 정도였다.

그래서, 각자의 은행 통장에 저금을 하라고 했더니... 고운이는 군말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지오는 머뭇머뭇 거린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자기는 일부만 저금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왜냐고 몇 차례 물으니... 선뜻 말을 꺼내지 못한다.

뭔가 자기 의사를 말하고 싶기는 한데... 부담스러운 경우의 망설임이다.

지오의 성향을 모르는 바 아니라서, 아빠에게 말해 보라고 구슬렸더니...

과학교재 같은 걸 사고 싶다는 것이다.
이에 그럼 그럴 수도 있겠다며, 좀 더 설명을 해 보라고 했더니....

로봇물고기가 있단다...

그런데, 마트의 장난감 코너에 진열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비록, 장남감 코너에 있긴 하지만, 자기가 볼 때는
과학 교재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어서, 가끔은 어린이 과학교재가 장난감코너에 같이 진열되기도 하다는 점을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정도쯤 되면, 아빠로서 한번쯤 속아 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졌다.

그리고 지오 돈으로 사게 한다는 것이 맘도 편치 않고, 그렇게 되면 고운이랑 함께 가지고 놀기도 불편하겠다 싶어서
아빠가 사 주마 했다.

그런 다음,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는데... 아이들 마음이 그렇듯, 주문을 넣자 마자.... 언제 오냐고 확인하기 바쁘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에 언제 오냐고 또 묻는다.

그래서, 추석 연휴 동안에 택배가 밀렸으니, 시간이 좀 더 걸릴 수도 있지 않겠냐고 설명해 주었더니...

자신이 어른이 된다면, 조바심 내며 기다리는 어린이들을 생각해서  어린이 택배부터 우선 배달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참, 아이 다운 발상이다 싶었다. 그래, 아이는 아이다워야 지!

우리는 가끔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 어릴 적의 생각과 행동을 잊고 어른이 된 나의 기준에 아이들을 끼워 맞추려 하는 건 아닌지...

나 역시, 지오와 고운이에게 부족함이 많은 아빠이지만...
우리 아이들을 이해할 줄 아는 아빠... 대화가 잘 통하는 아빠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