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onvert에서 본 Tanah Rata]

 

해발 1,500여 미터의 고지대, 사람의 흔적 속에서도 자연의 모습을 더 많이 담고 있는 곳 !!

처음 볼 땐 아름답고, 지내다보면 살고 싶어지는...

이곳이 바로 '말레이 반도의 작은 알프스'라고 불러도 좋을 카.메.론. 하.이.랜.드.다.

 
상하(常夏)의 나라,말레이시아,에서 언제나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카메론 하이랜드로 함께 가 보자.

 

 

[카메론 하이랜드로 가는 길]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을 예기치 않게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 다시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과 나 사이의 공통점이 있다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지역을 여행하는 외국인이라는 것 밖엔 없겠지만.. 왠지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갑게 느껴지곤 한다. 페낭에서 만났던 네덜란드 부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는데,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그들을 2번째 만났던 것이 어쩌면 카멜론 하이랜드를 그냥 지나칠 뻔한 계기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카메론 하이랜드까지 가는 길이 너무 험해, 자신은 거의 구토하다 쓰러질 지경이었고.. 그곳 사람들이 너무 느긋한 탓에 식사를 주문해도 거의 한 시간여를 기다리느라 여간 힘들지 않았다는 네덜란드 젊은 아줌마의 불평을 듣고 나니 고민에 빠진거다.

때때로, 이런 경험자들의 이야기는 앞으로의 여행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여행의 일정을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종종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게 되는 원인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결정은 언제나 자신의 몫으로 남기 마련!!

 

암튼... 망설이긴 했지만, 사전 일정에 넣어던 카멜론 하이랜드를 가기로 결정하고 '바투 페링기(Batu Ferringhi)'해변에서, 페낭(Penang)의 중심지인 조지타운(Geoge Town)으로 나왔다. 하루 동안 '극락사' 등을 둘러 보고, 카메론 하이랜드로 갈 생각에 미리 교통편을 알아 보기로 했다.

 

물론 페낭(Penang)에서도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는 있지만, 혹시나 다른 방법이 있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갖고 버터워스(Butterworth)로 가서 알아보려 한 것이다. 말이 20여시간의 버스 여행이지, 그렇게 버스 몇 번 타고 다니니, 멀미를 하지 않는 나에게도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었던 탓에 이젠 어떻게 하면 버스를 덜 탈 수 있나 하는 잔꾀를 내기에 이르고 말았다.

혹시나 근처를 지나는 기차라도 있을까 싶어, 버터워스로 가는 선착장에 마련된 기차표 예매소에 알아 보았더니... 역.시.나. 없다.

하는 수 없이 그럼 버터워스에서 카메론 하이랜드로 가는 버스를 타기로 하고 표를 예매했는데.. 막상 출발일인 다음 날 보니, 버스는 버터워스에서 출발 해, 페낭으로 건너가서는 조지타운의 콤타(Comtar)에서 다시 출발하는 거다. 이럴 수가 ㅠ.ㅠ

 

아무튼 덕분에 세계에서 3번째로 길다는 페낭교(Penang Bridge)를 건너보게 되었지만... 시간 낭비에다가... 버스티켓을 페낭에서 샀으면, RM20(M$)보다 싸지 않았을까 싶은 곳에 까지 생각이 미치자 조금은 억울한 감이 없지 않았다.

 

이왕 페낭교 이야기가 나왔으니, 몇 가지 관련된 내용을 소개해 볼까 싶다.

 

얼마전(2000년 11월 10일) 개통되어 화제를 모은 세계에서 9번째로 길다는,국내 최장(길이 7,310m, 폭31.4m,왕복 6차선)의 서해대교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을 듯,

 

여행 안내 책자 중에는 페낭교의 길이가 8.4km라고 소개되어 있는 것도 있지만, 말레이시아를 소개하는 홈페이지에서는 일관되게 13.5km(from Seberang Prai on the mainland to Gelugor on the island)로 나와 있다. 아시아에서는 가장 긴,이 다리를 건설하는데 무려 말레이시아 달러로 8억 링깃(RM800Million)이란 거금의 공사비와 3년 반의 기간이 소요 되었다고 한다. 1985년 9월 1일 공식 개통이 된 페낭교에는 한국인의 흔적도 담겨져 있는데, 현대건설 해외토목사업부에서 다리 공사 구간 일부에 참여했다.

암튼, 버스로 부지런히 달려도, 이 다리를 건너는데 거의 정확하게 7분이 걸렸다.

 

버터워스에서 그냥 출발했으면 괜찮았겠지만, 페낭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버터워스로 나온 시간이 오후 4시...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 낭비를 하고 말았다. 카메론 하이랜드로 가는 중간 경유지인 '이포(Ipho)'를 지날 무렵에는 어느덪 서쪽하늘이 붉게 물들며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이포(Ipho)로 가는 길에는, 평지 사이로 중간 중간에 불쑥 솟은 언덕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그 언덕의 여기 저기엔 자연 동굴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동굴에는 석굴 사원이 들어서 있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중국의 '돈황'이라는 곳이 석굴 사원으로 유명하다는데.. 그곳에 직접 가 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이 곳과 비슷한 모습일 거라는 생각을 하니, 더욱 여기 석굴 사원들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카메론 하이랜드에서 찍은 사진 중 내 맘에 제일 드는 사진이다. 넓은 개울을 가로지르는 통나무]

 

 

 

 

카메론 하이랜드의 관문이라고 일컬어 지는 작은 도시 '타파(Tapah)'에 도착한 건 밤 8시... 사방은 이미 어두움 뿐이었다. 여기서도 1시간 30분 정도는 더 들어가야 카메론 하이랜드의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타나 라타(Tanah Rata)'에 닿게 된다.

 

작은 도시나 마을로 갈수록... 밤이 깊어지면 여행하는 사람의 마음은 조급해 지기 마련이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지, 버스는 좀 전에 지나쳐 왔던 갈림길로 되돌아가, 마침내 카메론 하이랜드로 오르는 굽이진 도로로 접어 들었다.

 

사전에, 이곳 길이 굽이 굽이 돌고 돌아 가는 난코스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는데... 처음 얼마를 가니, 비록 밤이라서 마치 정글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는 것만 같아 음침하긴 했지만, 그다지 급하게 꺽이거나 경사진 곳을 지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슬슬 '이쯤이야'하는 자만심이 생겼다.

 

'이 정도는... 우리나라 한계령에 비하면 명함도 못 내민다'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20분이 지나 30분을 달려도.. 처음 시작 때와 조금도 변함없이, 가끔 지나쳐 가는 자동차의 헤드 라이트 외엔, 빛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칠흑같은 도로를 계속해서 달리는 거다! 눈 앞으로 보이는 하늘로 길게 뻗은 나무숲 사이를 달려가는 자동차.. 좌우로 끝없이 반복되는 회전.. 마치 레고블록으로 만들어 놓은 S자 코스를 '뫼비우스의 띠'를 타고 돌 듯, 계속에서 이리 저리 돌기만 한다.

 

활짝 열어 놓고 달리는 버스의 앞 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점점 더 차갑기만 하다.

 

그렇게 달리기를 50분... 이 지루함과 막연함 속에... 행여나 버스 운전사가 졸지나 않을까 싶은 불안감이 들었다. 그나마 맞은 편에서 오는 차들이라도 많으면 다행일텐데, 가뭄에 콩 나듯, 가끔 가끔 눈에 띌 뿐이다. 그래서 인지 함께 탄 조수가 계속해서 말을 걸어댄다. 조금씩 사람들의 표정에 피로한 기색과 뭔가 속이 불쾌한 듯한 인상이 짙어져 간다. 이젠 '정말 장난이 아닌...'거다.

 

행여나, 작은 불빛이라도 나타난다 싶으면 '그래 이제나 끝이나려나' 하는 기대를 갖어 보지만, 그런 기대는 번번이 무너지고... 근 1시간을 달려, 제법 많은 불빛들과 도시의 흔적이 눈앞에 들어오자 '아.. 여긴가 보다' 하는 반가움이 무슨 무인도에서 구조선 본 듯 하다. 드디어 버스가 멈추고... 운전사는 뭐라고 뭐라고 떠드는데, 도무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다만, 거의 빈 좌석이 없는 버스에 겨우 3~4명이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는... 그럼 여기도 아닌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긴 중간에 있는 'Ringlet'이라는 마을이었다.)

 

'세상에 뭐 이런 길이 다 있나 ?' 싶은 생각이 든다. 점점 속이 매스꺼운게 근처에서 누구라도 구토를 시작하면 따라할 것만 같았다. '일단은 늦게 도착하건 말건, 무사히(?) 도착을 해야 할 텐데...' 하는 아득한 마음에 애써 눈을 감아 보지만, 잠이 올 리 없다.

 

버스가 다시 출발하고, 얼마를 더 달려... 차창 밖으로 버스에서 나오는 불빛에 비춰지는 나무들 중에 간간히 보이던 침엽수의 출현 회수가 빈번해질 무렵, 이제는 한참 올라왔겠구나 싶은 생각에 다시 희망이 샘솟았다. 길은 더욱 그 코스가 급해지고, 운전사는 모퉁이를 돌 때마다 연신 경적을 울려 됐다. 조수도 어느새.. 열려 있는 버스 앞문에 매달려 운전사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을 지 모를 전방의 상황을 경고해 주었다.

 

이렇게 거의 30분을 더 달리고서야, 타나 라타라는 이름 밑에 작은 글씨로 1km라고 쓰여진 반가운 이정표가 보였다. 아... 드디어... '좀 더 갔으면... 속 보일 뻔 했다!!' ㅠ.ㅠ

 

돌아갈 때 있을 고생은 우선 접어두고서라도, 일단은 살았다는 안도감에 버스에서 내린다는 사실이 어느 때보다 반가웠다. 밤 9시30분이 다 된 시간이지만, 설마 잘 곳 없겠냐하는 속 편한 생각에 오히려 맘이 가벼워졌다(돌아가는 길엔 반대편 도로를 이용했는데, 낮이라 그런지 처음보다는 훨씬 나았다).

 

카메론 하이랜드의 중심부라고는 하지만 타나 라타는 위에 사진에서처럼 작은 마을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관광지 답게 길가에는 많은 레스토랑과 게스트 하우스들이 몇몇 상점들과 함께 늘어서 있었다(타나 라타에서 위쪽으로 5km 정도 올라가면 '브린창(Brinchang)'이라는 작은 도시가 하나 더 있음).

 

하룻 밤 묵을 곳을 찾기 위해 버스 정거장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화교가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를 먼저 가 보았는데, 가격에 비해 시설이 영 아니었다. 시간이 늦은 점을 감안해, 다른 때 같았으면 왠만하면 그냥 하루 머물겠지만.. 버스에서 내려서 본 게스트 하우스 간판이 한 둘이 아니었기에 생각해 보고 나중에 오겠다며 밖으로 나왔다. 그 다음에 찾아간 곳이 Kavy Hotel 이었다.

 

 

 

[로빈슨 폭포(Robinson Waterfalls) 아래서]

 

주인 남자가 인상도 좋고, 친절한게...방이 무척 넓어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잘 곳도 구했으니, 이제서야 마음이 놓인다... 아... 긴 하루...

 

우선은 짐을 풀고, 카운터에서 알아 보니 RM15에 로즈가든, 딸기농장, 꿀벌농장, 차농장, 시장 등을 둘러 보는 투어가 있다. 이곳은 교통 편이 그리 좋지 못해서 15링깃이면 그다지 나쁜 조건은 아닌 듯 싶었다.

 

' 좋아.. 그럼 아침 8시40분에 출발이란게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우선 아저씨한테 내일 아침 Wake-Up Call을 부탁해 두었다.

미리 표를 산 다음에 못가면 돈을 고스란히 손해보게 되니, 7시 30분 정도에 깨워달라고 해서 못 일어나면 그만이고, 아니면 가는 걸로...

 

[덧말] 드디어, 카메론 하이랜드에 도착했군요... 다음 편은 카메론 하이랜드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겠습니당... ^^